사람은 있는 것을 못 보기도 하고 없는 것을 보기도 한다.
가끔 어머니가 씽크대에 있는 이렇게 저렇게 생긴 그릇을 가져 오라고 시킬 때가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그런 그릇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짜증이나 달려 오신 어머니가 “이게 안 보여?” 하는 순간 뿅! 하고 그 그릇이 보인다. 분명 없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던 물건이 항상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던 적도 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두뇌가 보고 싶은 것만 선택 집중해서 보는 이유는 정보 처리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다. 두뇌는 초당 수백만개의 정보를 오감으로 받아들이고 판단하고 의식하기 때문에 정말 바쁘다. 모든 정보에 집중해서 판단하고 의식한다면 머리에 냉각팬을 달고 다녀야 할 것이다. 그래서 영리한 두뇌는 경험을 중심으로 정보를 팩키지로 묶어 처리한다.
특별한 정보만 의식하고 나머지는 무의식으로 넘긴다. 정보를 팩키지로 묶어 처리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가끔 오류를 일으킨다. 있지도 않은게 보인다던가, 있는게 안 보인다던가, 실제와 다르게 보인다던가 하는 오류가 착시로 인해 생긴다. 그것이 착각이다.
<>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삼각형과 사각형, 가에타노 카니자의 도형.
눈은 피자를 한 조각 잘라 먹은 듯한 동그라미들과 그리다만 삼각형 세개를 보지만, 두뇌는 있지도 않은 하얀색 삼각형과 하얀색 사각형을 본다. 착각이라고 의식해도 계속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두뇌는 하얀색 삼각형과 사각형을 검은 동그라미 위에 올려 놓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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